사람을 기억하는 일이 즐거울 때가 있다.
새내기시절, 수줍은 듯 낮은 목소리로 동명의 가수 혜은이의 '열망'을 부르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시대와의 불화'에 늘 힘겨워하면서도 책임감과 착한 심성만큼은 한결같았던 후배.
이런 친구가 백명만 더 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만배는 더 환해졌을 것 같다.
결혼했으니 아이를 백명쯤 낳으라고 권해볼까^^;
새벽까지 동아리방에서 집단창작을 하던 날들과 자유학교 물꼬에 다녀와서 상범샘과 함께 했던 이야기들,
힘겨워하던 날들과, 즐거웠던 날들.(생각해보면 당시에 후배들 고생 참 많이 시킨 것 같다.)
집에서 부쳐준 반찬중에서 생선을 나눠주던 기억도 있고. (좋은 짓을 한적도 몇번은 있었나보다.) 아내에게도 이 친구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많다.
성격이 아내와 흡사한 점이 많다. 덩치차이는 '곰'과 '곰돌이' ^^
이 친구 결혼에 축시를 낭송해준 일이 기쁘고 행복했다.
벗의 결혼에 부쳐
- 2004년 12월 11일 김종한, 임혜은 결혼에 드리는 헌시
겨울은 제 빛깔대로 깊어져가고
벗은 벗의 빛깔대로 더욱 물들어가 아름답습니다.
금방 알에서 깨어난 듯 싱그러웠던 오래전 3월에 처음 만나서
학교 정문 끄트머리 지하 ‘왕개미집’에서
소주 한잔을 나눠 마시기도 했었고
늦은 밤까지 둘레방에서 함께 시를 읽고 소설을 쓰기도 했었고
슬픔과 희망,
영원히 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이십대의 노래를 합창하기도 했습니다.
벗의 시와 희망을 빼놓는다면
함께 했던 많은 벗들의 시와 희망도 없는 셈이지요.
벗이 불렀던 노래 ‘열정’을 빼놓는다면
우리들에게서도 열정의 3월은 지워야합니다.
뜨겁던 여름과 쓸쓸했던 가을을 함께 했던 벗이여.
이제 익숙했던, 존재하는 모든 햇살과 시와 노래가
다시 알에서 막 깨어난 듯 새 아침입니다.
벗의 싱그러운 새 아침을
한국의 월드컵4강 진출보다 더 크고 기쁜 함성으로
여기 모인 벗들이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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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교 물꼬(http://www.freeschool.or.kr)에는
서로의 자취방을 내집처럼 드나들었던 자취시절의 절친한 동아리 선배가 있다.
국문과를 졸업하고 '교원임용고시'를 통해 '폼나는' 교직으로 나가지 않고,
이곳 충북 영동군 상촌면 대해리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며,(정말 산골짜기다.)
이곳에서 함께 일하는 이와 결혼했다.
내가 결혼할 때 달려와 축시를 써서 읽어 주었고, 나도 그의 결혼식에서 축시를 읽었다. 서로에게 결혼축시낭송은 대학시절의 오래된 약속이었다.
(축의금을 5만원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서 과속감시카메라에 걸려 6만원짜리 딱지를 끊었다.^^; 아내님께 혼나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자유학교 물꼬와 많은 이웃들이 가진 꿈이 한 세상 가득히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꿈이 여기 있어라
- 2004년 12월 12일 상범샘, 희정샘의 결혼에 부쳐
당신의 마디 굵은 손에 묻은 꿈이 여기 있어
땅을 일구고
쓰러지지 않고 나아가면
더 좋은 날이 오리라는
많은 이웃들의 꿈도 여기 있어라
내가 먹고 사느라 정신없이 살다가도
문득 돌아보면
당신은 잠 못 들고 매미처럼 정신이 깨어서
함박눈처럼 맑은 눈의 사람들끼리
손잡고 춤추며 살아가리라는
당신과 많은 이웃들의 꿈이 여기 있어라
착하고 지혜로운 사람, 둘이 모여 가정을 이루고
그렇게 한없이 한없이 가면
환한 아침속에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이 모두 여기에 모여
한 마을을 이루리라는
꿈이 여기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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