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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ARTICLE 다시 광장에서/내 생의 우주인 | 2 ARTICLE FOUND

  1. 2007/06/15 심장에 남는 사람 - 늦봄 문익환 (4)
  2. 2007/04/12 당신들, 보고 싶어.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1)


 

  2007년 4월.
  작년 초에 구입해놓고, 회사일 때문에, 아이들 때문에,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미루고 미루면서도 끝끝내 회사 책상의 책꽂이에서 치우지 않았던 책이었다. 다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 그와 함께 동시대를 살았다는 사실이 내게는 얼마나 큰 축복인가.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곽재구), 소설가 정도상의 사랑(정도상), 이 두권의 책에 이어 세번째 책이 되었다. 전율을 느겼던.

  저자 김형수. '동요하는 배는 닻을 내려라' 고 외치며, 90년대 문학청년들의 가슴에 불을 놓았던 시인. 91년 또는 92년 여름, 전남대학교 장성수련관에서, 광주전남지역 문학동아리연합(남문연) 수련회중 저녁식사를 마치고, 그의 강연을 들었다.
(90년대 후반내내, 나는 김형수, 정도상, 오봉옥, 고규태, 그 문학 선배들이 그리웠다. 고규태시인이 동아리선배를 통해서 내 습작시를 평가해 준 적이 한번 있었지만 김형수를 제외하면 일면식도 없었다.)
 
  따로 무대도 없이, 식당 가운데쯤의 의자와 식탁을 치우고,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이야기하던. 작은 키에 마른 듯한 몸매, 그 작은 몸에서 터져나오던 폐부를 찌르는 듯한 칼날같은 목소리와 눈빛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온몸에 전기충격을 맞은 듯한 그 전율로 인해 식당에서의 그의 강의는 아직도 머리속에 한장의 사진처럼 또렷하게 각인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의 세계사적인 흐름속에서 한국현대사를 읽어내는 탁월함과, 가슴을 휘감아치는 문체에 나도 모르게 세계사 격랑의 바다속에 빠져든 느낌이었다.
'빗방울에 대한 추억'에서, 문목사님 장례식날의 허전한 감정을 온몸으로 전달하던 시인. 역시, 김형수였다.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땅 같은 하늘을 누렸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89년 그의 방북도, 생의 후반부 17년중 12년을 감옥에서 보냈던 그 많은 시간들도 그에게는 목회 활동이었으며, 그리스도의 삶을 완성해가는 과정이었다.
한국현대사에 있어 가장 위대한 사람(의 형상을 한 그리스도)의 가장 위대하고 눈부신 목회활동.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노라' 며 가장 고난받는 낮은 자리의 사람들과 생을 함께 했던 예수 그리스도.
감옥에 다시 들어가는 것을 개의치 않고,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손을 내미는 이들을 위해 다시 치열한 생의 현장으로 달려가던...

내 20대 초중반의 화두중의 하나는 '폭력혁명'이었다.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라는 말은, 기득권자들의, 헤게모니를 쥔 강자의 방어논리일 뿐이라고, 혁명의 결정적인 순간에, 강자들의 폭력에 맞서는 약자들의 폭력은 정당방위이며 혁명을 완성시키기 위한 필요악이이다"라고 하는 논리에 선뜻 동의할 수 없었다. 그것은 오랜 시간동안 내게 풀어야할 논리적이고 실천적인 의문으로 남아있었다. 김대중의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을 읽으면서 조금씩 의문을 풀어가기 시작했고, 마침내 나는 그 논리에 확고한 신념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고개를 들어 문익환을 보라'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휴머니티, 바로 그것이 희망이지 않았을까.
치열한 투쟁의 현장에서도, 긴장되고 경직되어 얼굴 근육 한점도 움직이기 힘든 살벌한 긴장이 흐르는 생의 시간과 공간에서도, 어깨춤을 추며 어둠을 걷어내고 환한 웃음으로 바꾸어내는 진실하고 뜨거운 생의 힘.
우리가 정작 원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었을까,

"죽는 날까지 청년정신으로.
남길 것 버릴 것 없이 온 생을 다해서."
문목사님이 내게 주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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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 one 2010/01/30 1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외로.... 책상이 깨끗하시네요..
    하하
    제책상과 달리..
    블로그를 구경하면서.. 여러가지를 많이 생각하게도 만들어주시구..
    ^^
    자주 들를께요

  2. Favicon of http://www.monster-beats-casque.com BlogIcon ,Monster Beats 2012/04/25 1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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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dvedev "farewell speech" proposed the establishment of open government




스무살시절부터 그랬다.
태풍전야의 고요함과, 보슬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교정의 가로수들 머리채를 온몸으로 뒤흔드는 그런 날들은, 나도 함께 미칠 것만 같았다. 심장이 터져 분수처럼 사방으로 흩어질 것만 같은 그런 날들이 있었다.
대학 새내기, 쟁기로 세상을 갈아엎고, 세상을 한손으로 쥐었다 폈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온 세상이 자신의 무대로 충만하게 다가왔던 시절이 있었더랬다.
낭만이기도 했고, 객기이기도 했다. 욕구불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곳에는 지금도 그리운 전대 들솔문학 동기, 선후배들이 있었다.

술을 먹게 되면, 그리운 사람이 그리워진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고 했던 친애하는 말당 서정주의 시가 송창식의 목소리로 머리속에 울려퍼지고.
보고싶은 이름들 불러본다.
윤동주는 그의 시 '별 헤는 밤'에서 많은 이름들을 불렀었지.
그처럼 참혹한 시절의 빛나는 생을 공유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술 한잔 먹은 날에는 이름들을 불러보고 싶어.

'유광영' 내가 사랑한 우주인. 많이 보고 싶어. 함께 회사생활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침에 출근하면 반가운 이름. 얼굴만 봐도 그리움 가득한 사람.
정말 많이 아쉬워요. 그냥 숙명으로 받아들여야하는 건지...

임혜은, 많이 많이 보고 싶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던 후배, 지금은 첫 아이를 낳고 더욱 더 풍요로운 세상을 만났으리라. 너는 서울에 있고, 나는 타지에 있어 내가 보고 싶은 그리움의 깊이만큼 네게 닿지는 않을 것이고, 세월이 지날수록 동아리방에서 함께 했던 기억들은 잊혀지겠지만, 종한씨와 행복하게 살아야 하리. 기원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인 '축시'의 기회를 내 생에게 최초로 부여해주었던 아름다운 이름.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만큼,
그가 노숙자이든, 그가 대통령이든. 사랑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내가 순간 순간 집중해서 사랑했던 이들이여.

김윤경, 영화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 많이 많이 보고 싶어.
당신을 그 뜨거운 열정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한다. 오래 오래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할께. 서울에 가면, 못본지 오래된 그 이름. 김윤경. 전화하고 싶어.

허민중. 넌, 이름때문에 네 평생 무거운 짐이 될지도 몰라.
너처럼 착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들이 정말 최고로 행복한 세상이 올 것인지.
지상낙원이 있다면, 너는 그 첫번째 시민권자가 되어야 하리라.
사랑하는 후배여.

불러본다.
아름다운 이름들.
후배들은, 시간이 지나면 나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선배들을 기억속에서 조금씩 지워가는 것처럼. 꺽정이형 이시현, 게슴이형 위윤원, 별나라 철학자 김용현, 상바라라바라밤 상범샘, 그 찬란한 이름들을, 바쁘다는 핑계로 잊어가는 것처럼.

가자 아름다운 세상으로. 가자. 가자.


나는 지금 몇시 몇분에 살고 있는지. 내가 살아가는 시대의 역사속에서, 내가 서 있는 위치는 지금, 몇시 몇분인가.


흔해빠진 독서
                         

휴일의 대부분은 죽은 자들에 대한 추억에 바쳐진다
죽은 자들은 모두가 겸손하며, 그 생애는 이해하기 쉽다
나 역시 여태껏 수많은 사람들을 허용했지만
때때로 죽은 자들에게 나를 빌려주고 싶을 때가 있다
수북한 턱수염이 매력적인 이 두꺼운 책의 저자는
의심할 여지없이 불행한 생을 보냈다, 위대한 작가들이란
대부분 비슷한 삶을 살다 갔다, 그들이 선택할 삶은 이제 없다
몇개의 도회지를 방랑하며 청춘을 탕진한 작가는
엎질러진 것이 가난뿐인 거리에서 일자리를 찾는 중이다
그는 분명 그 누구보다 인생의 고통을 잘 이해하는게 되겠지만
종잇장만 바스락거릴 뿐, 틀림없이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럴 때마다 내 손가락이 까닭없이 성급해지는 것이다
휴일이 지나가면 그 뿐, 그 누가 나를 빌려가겠는가
나는 분명 감동적인 충고를 늘어놓은 저 자를 눕혀두고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저녁의 거리로 나간다
휴일의 행인들은 하나같이 곧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다
............... (하략)


-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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