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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 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세상에 왔지' (헤르만헤세)


지금은 직원들이 모두 떠나버린, 겨울바다 같이 황량한 그곳(케이티이에스, KTES)에 한 때 많은 이들의 꿈이 있었다. 
팀장이 되어 첫 회의를 주재했었던 그날은 아직도 생생하다.

대한민국에서 구글을 넘어서는, 토종의 아름다운 소프트웨어 회사를 만들어 보자.
척박한 IT업계에서 야근의, 야근을 위한, 야근에 의한 개발회사가 아닌 개발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 보자, 

3층 회의실을 내어주고 2층에 내려가서 작은 탁자에 둘러 앉아 우리는 그렇게 약속했었다.

저녁 7시가 넘은 시각, 지방노동청  외부로비,
마지막까지 남았던 30여명의 직원들중, 나를 포함해 22명의 직원들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에 대한 금액 합의를 끝냈다. 퇴사직원들의 대표로 복잡한 공식과 숫자, 서류절차를 맡아서 처리했던 것은, 팀원들에게 지키지 못했던 약속에 대한 미안함의 표시였다.

이렇게 해서라도 마지막까지 미안함을 대신해주고 싶었다.


지역SW특화육성사업의 감리기간에는 팀원들 점심도 굶겼고, 서버파손때는 이틀씩 집에 보내주지도 않았다. 회사 소파에서 선잠을 자던 홍대리, 효대리.

일요일에 출근시키고, 6시 데이트를 끝내고 회사로 복귀하라고 시킨 적도 있었다.

또 서울에서 전남 장흥까지 내려가서 근무하는 악조건속에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던, 

영어교육사업본부의 신윤채, 정헌민, 조은경... 아름다운 이름이 있었다.

급여가 수개월씩 밀리던 시절에도 사비로 보충해가며 출장을 다녔고, 하고자 하는 일에 목숨을 걸었다.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믿음과 꿈, 열정이 있었다.


고맙게도, 그렇게 고생을 시켰던 개발팀원들이 기꺼이 따라나섰고,

개발팀원들과 함께 나와 새로운 회사에서 시작한지 벌써 몇 달이 되어간다.

고객을 만나러 다닐 때, 옆에 누군가가 이전 회사에 대해서 물어보면, 

현재의 법정관리 상황을 말해주면서, 아직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귓볼이 발갛게 달아오르고, 가슴속 명치 끝에서 뜨거운 기운이 올라온다.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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