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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오후 6시 40분.
회사차를 끌고 시청에 들렀다가 sk건설 현장사무소에 왔습니다.
족구를 열심히 하는 현장직원들 멀찌감치 차를 주차시켜놓고,
아, 날 따뜻해지면 족구좀 했으면 좋겠다,
네트로 공 넘어다니는 거 구경하며
들어선 사무실 썰렁했습니다. 약간 당황.
담당자인 우과장님, 주차장을 보니 족구선수로 이마에 땀 뻘뻘 흘리며 뛰고 있습니다.
사무실안에 서서 멀리 손짓 고갯짓을 하니 인사는 받아줍니다.
한게임 끝나고 들어오시겠지. 족구하는 풍경을 보니 그래도  마음도 여유롭습니다.
얼레, 코트 바꾸고 2세트합니다.
옆에 있던 지양근 건축기사 왈, 2세트 끝나면 결승 해야 될 것 같답니다.
아~, 주머니속 담배를 찾았습니다.
빈갑입니다.
회사차 운전석 옆에 The One 있는거 봐뒀습니다. 아마 김이사님 담배인 것 같았습니다.
담배에 관한한 놀라운 집중력과 기억력, 담배위치 기억은 귀신입니다.
주차장에 가  회사차 문을 열고 담배갑을 집습니다.
흐음... 빈갑입니다.
그 때 족구 3세트 끝납니다.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되는데...
다시 사무실에 들어서려는 순간,  디자인팀 광영씨한테서 전화옵니다.
'김정민대리님이 일요일 교육정보원 일 가서 받아온 일당', 삽겹살로 쏜답니다. 빨랑오랍니다.
갑자기 배가 고파집니다.
계약서 작성합니다. 도장 막 빼먹고 찍습니다.
(옆에서 우과장님, 지양근기사님 나서서 친절하게 가르쳐줍니다. 세상은 아직 살만합니다.^^)

이제 회사차 끌고 돌아갑니다.
'목표 게시물' - '표지판' 시청
타겟을 잡았습니다.  벌써 3~4번은 다녀간 길.  눈만 부릅뜨면 회사로 돌아가는 길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늘 봤습니다. 고가도록 같은 큰 길을 쭈욱 가다가 '시청'이라고 써진 표지판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새면 됩니다.
날은 어두워가고,
광영씨는 또 전화를 하고,
한 참을 가다보니 표지판 글씨가 모두 페인트로 지워져 있습니다. 지금 공사중인가 봅니다.
그래도 시청 나오겠지, 설마... 계속 달렸습니다. 바람이 상쾌합니다.
'페인트로 지워진 표지판'은 없어졌지만, '시청' 표지판은 안나옵니다.
'ㅇㅇ여대 가는 길'이 보이고, 호대 캠퍼스 가는 길이라는 것도 보이는 듯 합니다.
이대로 쭈욱 가면 지구 한바퀴 돌아서 올 것도 같은데,
가스차인지, 휘발유차인지 연료도 반칸밖에 안남았습니다.
차량에 장착해뒀다는 GPS는 시속 13킬로미터만 넘어가면 '티잉, 티잉, 티잉' - 숨도 안쉬고 울려댑니다.


결혼하고 처가(강진)를 갈 때 때때로 나주를 지나쳐 목포로 빠졌던 옛 추억이 생각납니다.
낮에 갈 때 다르고, 밤에 갈 때 달라서 낯익은 길도 늘 새로운 여행길이 되어 줍니다.
시내 현대극장에 영화보러 갔다가, 천변을 여섯바퀴를 돌았던, 아름다운 데이트가 떠오릅니다.
가보면 좌회전이 안되고, 가보면 맞은편이었던 드라이브의 추억.
아 아,
길위에서의 겪은 절정의 추억,
이것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드라이브'를 논하지 말라!고 옛사람들은 이야기하는.
곰사냥 나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처럼  대전 거쳐 충북 영동 들어왔던 길,
되돌아갈 때 정말 길을 거슬러 그대로 나갔던......
순간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식은 땀이 송알송알,
신문방송에서만 접했던 고속도로 역주행.
급한 마음에 차머리를 돌려 반대로 나간 길.
부산가는 하행선이랍니다.
그래도 '역'주행이 아니고 '정방향' 주행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추풍령까지 갔다가 되돌아서 대전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습니다.
전날  대전갈때 백양사 근처에서 차가 고장나 영동까지 9시간 걸렸던 것에 비하면
이 정도 시간은 마음이 넉넉해질 수 있는 여유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길이 어디쯤일까,
옆길로 새서 유턴해서 회사로 돌아가는 길,
새처럼 훨훨 날아가는 자유를 꿈꿉니다.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저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 김중식 ‘이탈한 자가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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