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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4월.
  작년 초에 구입해놓고, 회사일 때문에, 아이들 때문에,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미루고 미루면서도 끝끝내 회사 책상의 책꽂이에서 치우지 않았던 책이었다. 다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 그와 함께 동시대를 살았다는 사실이 내게는 얼마나 큰 축복인가.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곽재구), 소설가 정도상의 사랑(정도상), 이 두권의 책에 이어 세번째 책이 되었다. 전율을 느겼던.

  저자 김형수. '동요하는 배는 닻을 내려라' 고 외치며, 90년대 문학청년들의 가슴에 불을 놓았던 시인. 91년 또는 92년 여름, 전남대학교 장성수련관에서, 광주전남지역 문학동아리연합(남문연) 수련회중 저녁식사를 마치고, 그의 강연을 들었다.
(90년대 후반내내, 나는 김형수, 정도상, 오봉옥, 고규태, 그 문학 선배들이 그리웠다. 고규태시인이 동아리선배를 통해서 내 습작시를 평가해 준 적이 한번 있었지만 김형수를 제외하면 일면식도 없었다.)
 
  따로 무대도 없이, 식당 가운데쯤의 의자와 식탁을 치우고,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이야기하던. 작은 키에 마른 듯한 몸매, 그 작은 몸에서 터져나오던 폐부를 찌르는 듯한 칼날같은 목소리와 눈빛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온몸에 전기충격을 맞은 듯한 그 전율로 인해 식당에서의 그의 강의는 아직도 머리속에 한장의 사진처럼 또렷하게 각인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의 세계사적인 흐름속에서 한국현대사를 읽어내는 탁월함과, 가슴을 휘감아치는 문체에 나도 모르게 세계사 격랑의 바다속에 빠져든 느낌이었다.
'빗방울에 대한 추억'에서, 문목사님 장례식날의 허전한 감정을 온몸으로 전달하던 시인. 역시, 김형수였다.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땅 같은 하늘을 누렸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89년 그의 방북도, 생의 후반부 17년중 12년을 감옥에서 보냈던 그 많은 시간들도 그에게는 목회 활동이었으며, 그리스도의 삶을 완성해가는 과정이었다.
한국현대사에 있어 가장 위대한 사람(의 형상을 한 그리스도)의 가장 위대하고 눈부신 목회활동.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노라' 며 가장 고난받는 낮은 자리의 사람들과 생을 함께 했던 예수 그리스도.
감옥에 다시 들어가는 것을 개의치 않고,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손을 내미는 이들을 위해 다시 치열한 생의 현장으로 달려가던...

내 20대 초중반의 화두중의 하나는 '폭력혁명'이었다.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라는 말은, 기득권자들의, 헤게모니를 쥔 강자의 방어논리일 뿐이라고, 혁명의 결정적인 순간에, 강자들의 폭력에 맞서는 약자들의 폭력은 정당방위이며 혁명을 완성시키기 위한 필요악이이다"라고 하는 논리에 선뜻 동의할 수 없었다. 그것은 오랜 시간동안 내게 풀어야할 논리적이고 실천적인 의문으로 남아있었다. 김대중의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을 읽으면서 조금씩 의문을 풀어가기 시작했고, 마침내 나는 그 논리에 확고한 신념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고개를 들어 문익환을 보라'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휴머니티, 바로 그것이 희망이지 않았을까.
치열한 투쟁의 현장에서도, 긴장되고 경직되어 얼굴 근육 한점도 움직이기 힘든 살벌한 긴장이 흐르는 생의 시간과 공간에서도, 어깨춤을 추며 어둠을 걷어내고 환한 웃음으로 바꾸어내는 진실하고 뜨거운 생의 힘.
우리가 정작 원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었을까,

"죽는 날까지 청년정신으로.
남길 것 버릴 것 없이 온 생을 다해서."
문목사님이 내게 주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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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 one 2010/01/30 1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외로.... 책상이 깨끗하시네요..
    하하
    제책상과 달리..
    블로그를 구경하면서.. 여러가지를 많이 생각하게도 만들어주시구..
    ^^
    자주 들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