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를 다녀왔다.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고 했었지. 오랜시간 동안 그 말은 내게 입시경쟁을 부채질하는 부정적인 말이었고, 더 나아가 학벌계급사회임을 드러낸 말이기도 했다. 그러나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생활하는 지금은 때때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혈연, 지연, 학연 그것들은 때때로 개인의 생의 방향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그안에 속하지 않은 이들의 정당한 노력을 배신하기도 하고, 폐쇄적인 길드를 형성해 사회의 진보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교수님, 고위직 선배님,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님. 친해지면 사회생활 하면서 도움이 될 충분한 능력을 지닌 선배님들이 많이 계셨다.
어쩌면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 될지도 모르겠다.
한발짝 나갈 수도, 물러날 수도 없는 ...
새벽5시까지 뒤척였다.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내 생을 관통하는 아주 길고 긴 유혹이 되겠지.
늘 흔들리는 자신과 싸워야하는...
들솔문학, 문학동인회를 생각한다.
직장을 묻지 않아도 되고, 직위를 묻지 않아도 되고.
기형도를 이야기하고, 곽재구를 이야기하고.
신념과 가치를 함께했던 사람들.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뜨거운 열정이 묻어나던, 보고 싶은 후배 윤경이.
혹 단편영화 찍으러 올 기회가 있다면 나도 엑스트라로 끼워줘~~
늘 자기검열, 자가검증, '시대와의 불화'를 속으로 삭히던 착하디 착한 후배 혜은이.
지금쯤 깍쟁이 새댁이 되어있을텐데...
눈부신 3월 새내기의 싱그러움으로 부르던 '열정' 그 노래를 꼭 한번 다시 듣고 싶어~~~
이름만으로도 50점은 먼저 먹고 들어가던, 아끼고 아끼던 후배 민중이.
한겨레신문사를 퇴사한다는 소식에... (나는 우울해했었다.)
'선한 의지'의 '물기 촉촉한 눈망울'이 보고 싶다.
태어날 때부터 착했을 것 같은, 성선설의 대표표본 용현이.
별을 이야기하는 철학자. 그 끝없은 철학의, 나로서는 알수 없는 세계가 가득했던...
마음으로 키타를 치며 김광석 노래를 함께 부르는 상상속의 나만의 동문회.







